요가식 식단이라고 하면 채식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른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요가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맥락의 핵심은 '절제'다. 음식에 관해 얼마나 많은 '작은 중독'에 그동안 얽매여 있는지 깨닫고 나면 놀랍다.
한국의 성실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던 어느 순간부터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맥주 네 캔 혹은 와인 한병을 사지
않으면 집에 돌아오는 길이 왠지 허전했다. 아침은 언제나 진하게 내린 블랙커피로 시작하고, 점심 시간 이후에는
쏟아지는 졸음을 막기위해 습관적으로 다시 커피 한잔을 마셨다.
매일매일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다 보니 주말에도 카페인이 몸속에 돌지 않으면 누군가 뇌를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머리가 아팠다. 마약이나 약물에만 중독되는게 아니었다. 생활에서 이 모든 나쁜 습관이 없어지고나서야 그동안 내가
얼마나 특정 음식에 중독되어 있었는지 알았다.
너무 많이 먹는 것도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움직이는 양이 많지 않은 현대인에게 적합한 식사량은 그리 많지
않다 활동량이 많다면 세끼 이상으로 늘려도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먹고 소화 시키며
보내고 있는 셈이다.
절에서 저녁 공양과 아침 공양 사이에 12시간 이상의 차이를 두는 것처럼 하루의 시간을 음식을 먹는 시간과 안먹는
식간으로 아예 나눠 버리는 것도 좋다. 음식을 소화시키느라 에너지를 계속해서 소비하고 있는 신체 장기에 충분하
휴식을 주기 위해서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하루 세끼'가 모든 사람들에게 맞는 정답은 아니다. 자신의 일과 생활에 어울리는
식이법은 스스로 찾으면 된다. 누군가에게는 아침을 잘 먹은게 하루를 든든하게 시작하는데 중요한 일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1일1식이면 충분하게 느껴진다.
나는 집에 혼자 있을 때면 10시쯤 첫 끼를 먹고, 4시쯤 두 번째 끼니를 먹는다. 세끼를 먹을 때는 아침엔 간단한 주스를
마시고 점심은 골고루 배부르게 씹는 음식을 먹고 저녁은 건너 뛰거나 요거트를 먹는다.
물론 약속이 있다면 지키지 못하는 날도 있지만, 이 정도가 몸의 바이오리듬이 가장 좋다고 느낀다.